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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 삼성 반도체 사용… 부품공급 싸움서 ‘백기’
  글쓴이 : 성보     날짜 : 12-10-31 16:00     조회 : 24283    
ㆍ낸드플래시 고가에 판매… 애플 ‘납품가 후려치기’ 제동 관심

애플이 삼성전자의 메모리반도체를 공급받기로 계약한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당초 삼성전자 부품을 아이폰5에서 배제하려던 애플이 삼성전자의 반도체 경쟁력에 ‘백기’를 든 셈이다.

삼성에 정통한 관계자는 이날 “삼성전자가 최근 애플 아이폰5에 들어갈 낸드플래시(사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며 “부품 공급을 둘러싼 삼성과 애플의 ‘기싸움’에서 삼성 쪽이 일단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공급 물량이 예전보다 줄어들긴 했지만 이번 낸드 공급은 특허소송 등 양측의 최근 냉기류와 맞물려 상징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낸드플래시는 스마트폰에서 PC의 하드디스크 역할을 하는 저장장치다. 애플은 아이폰5가 출시되기 전 이 제품에 들어갈 부품 조달처를 찾다 삼성전자에 64Gb 제품 기준으로 3달러대 중반 가격에 낸드를 공급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애플이 제안한 가격이 최소한의 마진조차 남길 수 없는 공급가라고 보고 계약서에 서명하지 않았다.


애플도 초강수로 맞섰다. 아이폰5에 삼성전자 부품을 쓰지 않고 SK하이닉스와 일본 도시바 제품으로 대체하기로 하면서 양측의 신경전은 극에 달했다. 두 업체는 특히 스마트폰 특허공방을 벌이고 있어 부품 협력도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애플이 삼성전자 물량을 다시 요청한 것은 낸드플래시 수요는 급증하는 데 비해 공급량은 오히려 줄어 수급이 불안해졌기 때문이다.

아이서플라이 2분기 집계를 보면 삼성전자는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42.5%의 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물량은 한정돼 있는 가운데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최근 신제품을 무더기로 내놓으면서 수요가 크게 늘어났다. 이 때문에 애플은 신제품 출시에 걸맞은 물량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이다.

애플은 삼성전자 측의 요구대로 5달러대 중반 가격에 낸드플래시를 공급받기로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부품 공급사의 위치에 있지만 제품 품질과 시장장악력을 앞세워 ‘슈퍼 을’의 협상력을 보여준 셈이다. 삼성전자는 높은 가격에 반도체 부품을 판매하면서 수익성 개선전략까지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낸드 고정거래가도 6월 3.84달러에서 최근 5.52달러로 수직상승했다.

애플의 ‘납품가 후려치기’ 관행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의 사례가 다른 메모리 업체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이닉스와 도시바도 애플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권오철 SK하이닉스 사장은 지난 7월 “특정 핵심고객이 만족스럽지 못한 가격으로 물량을 가져가고 있다”면서 “메모리 업체에 투자수익을 회수할 수 있도록 해주지 않으면 (이 고객도) 제품을 구할 수 없으므로 (가격이) 결국 균형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 사장의 당시 발언은 애플을 지칭한 우회적인 불만으로 해석됐다. 도시바도 같은 달 낸드 생산량을 30% 줄이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내년도 반도체 투자를 대폭 축소하기로 한 것도 다분히 애플을 겨냥한 대응조치란 분석이 나왔다.

애플은 여전히 부품업체 다변화로 낮은 공급가를 유지하면서 삼성전자 물량을 최대한 줄인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이번엔 애플이 판정패했지만, 삼성과의 신경전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